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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감정 조절보다 먼저 부모의 감정 상태를 점검해 주셔야 할 때
Min Jung KwonShare
아이의 감정 조절 전에,
부모님 자신의 ‘마음’은 확인 해보고 계신가요?
아이의 감정 폭발을 마주할 때,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이런 고민을 합니다.
“이 상황에서 도대체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어떻게 해야 아이의 울음을 빨리 멈출 수 있을까?”
“어떤 훈육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하지만 훈육의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떤 상태인가?”
어떤 날은 아이의 감정 그 자체보다도,
부모의 에너지가 이미 소진되어 감정조절이 어려울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부모님의 반응은 매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날은 아이의 떼를 차분하게 받아줄 수 있지만,
어떤 날은 아이가 입만 떼어도 짜증이 확 올라오곤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그날따라 더 나빠서 일까요?
사실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그 차이는 아이의 행동이 시작되기 전,
이미 내 안에 쌓여 있던 ‘감정들’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께서
“아이 때문에 화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제가 너무 지쳐 있었더라고요.”
하고 말씀하실 때도 있습니다.
부모에게도 ‘감정의 밑바탕이 되는 컨디션(Setting Event)’이 있습니다.
어떤 행동이 일어나기 전부터 그 행동에 영향을 주는 선행 요인을
‘세팅 이벤트(Setting Event)’라고 부릅니다.
이 개념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입니다.
- 지독한 수면 부족
- 제때 챙기지 못한 끼니와 허기
- 직장이나 가사로 쌓인 스트레스
- 층간소음이나 지속적인 자극
- 배우자나 주변 사람과 해결되지 않은 감정
이러한 요소들은 아이의 행동과는 별개로,
부모의 반응을 더 빠르고 날카롭게 만듭니다.
중요한 점은, 이 요소들이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보다
부모의 ‘반응 방식’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즉, 아이의 행동이 유독 문제라기보다
이미 부모의 여유가 바닥난 상태일 수 있습니다.
공동조절(Co-regulation),
아이는 부모의 상태에 의존에 감정조절을 합니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히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혼자 조절하기보다
부모의 안정된 상태에 의존해 감정을 조절합니다.
이 과정을 ‘공동조절(Co-regulation)’이라고 합니다.
부모가 평온함을 유지하면
아이의 요동치는 감정도 서서히 그 리듬에 맞춰 안정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이미 과부하 상태라면
아이의 감정은 부모의 불안과 만나 더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진정시키려고 애쓸수록 더 힘들어지는 이유는,
이미 부모의 상태가 흔들려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알고 있어도 실제 상황에서는 잘 안될 때가 많아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그 순간에는 도저히 안 돼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이의 울음과 감정이 강해질수록
부모의 신경계 역시 위협을 느끼고
‘싸우거나 도망치려는’ 반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태에서는
감정 반응이 훨씬 더 빠르게 나타납니다.
- 피곤할 때
- 배고플 때
- 자극이 많을 때
- 스트레스가 누적되었을 때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 신경학적 반응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반응’이 아니라,
나의 상태를 먼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지금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3가지 방법
① 반응하기 전, 나의 ‘상태’ 확인하기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기 전,
1초만 멈추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지금 내 마음은 무슨 색인가?”
“지금 이 상태로 아이를 대하면 도움이 될까?”
이 질문 하나가
반응을 ‘자동’에서 ‘선택’으로 바꿔줍니다.
② 말보다 ‘몸’을 먼저 진정시키기
감정이 올라올 때는
말보다 몸의 반응이 더 빠릅니다.
- 깊고 천천히 숨 들이마시고 내쉬기
- 어깨에 들어간 힘 빼기
- 시선을 아이와 맞추거나 낮추고, 말의 속도 줄이기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몸의 신호를 더 빠르게 읽습니다.
부모의 차분한 몸짓은
아이에게 “여기는 안전한 곳이야”라는 신호가 됩니다.
③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은 분리하기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과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다릅니다.
“지금 네가 정말 많이 화가 났구나.”
“하지만 사람을 때리는 건 안 돼.”
감정은 충분히 읽어주되,
행동에 대해서는 안정된 상태에서 분명하게 안내해야 합니다.
이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감정은 자연스럽지만,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부모님도 감정 회복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부모라고 해서 항상 차분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다시 회복하는 경험입니다.
감정이 앞서 목소리가 커졌다면
나중에 이렇게 말해도 충분합니다.
“아까 엄마(아빠)가 너무 피곤해서 목소리가 커졌어.
미안해. 다시 이야기해보자.”
이런 경험은 아이에게
“실수해도 다시 조절하고 회복할 수 있다”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은
부모의 완벽함이 아니라,
함께 흔들리고, 다시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가끔 시작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