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왜 계속 만지고 뛰어다닐까요? 감각추구 행동의 이해 1번째

우리 아이는 왜 계속 만지고 뛰어다닐까요? 감각추구 행동의 이해 1번째

Min Jung Kwon

아이가 계속 뛰어다니고, 소파에 몸을 던지거나 점프를 하고, 장난감을 얼굴에 비비는 행동을 하거나 옷소매를 씹고, 사람에게 몸을 기대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

“왜 자꾸 저러지?”
“그만하라고 해도 왜 계속하지?”
“일부러 말을 안 듣는 걸까?”
“이걸 그냥 버릇이라고 봐야 할까, 문제행동이라고 봐야 할까?”

이런 행동들은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닌 몸이 필요로 하는 감각을 찾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계속 만지고, 뛰고, 씹고, 부딪히는 행동을 보일 때 부모님과 치료사가 먼저 이해해야 할 “감각추구 행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감각처리란 무엇인가요?

감각처리란 우리 몸이 주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우리는 보통 감각이라고 하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처럼 다섯 가지 감각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때는 그 외의 감각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은 아래와 같은 감각 정보도 계속 처리하고 있습니다.

촉각은 피부를 통해 느끼는 감각입니다. 부드러운 것, 까끌까끌한 것, 차가운 것, 축축한 것, 옷이 몸에 닿는 느낌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은 내 몸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힘을 쓰고 있는지 느끼는 감각입니다. 쉽게 말하면 “몸의 위치와 힘 조절 감각”입니다. 아이가 점프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밀거나, 몸을 세게 기대는 행동은 이 감각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전정감각(vestibular sense)은 움직임, 균형, 회전과 관련된 감각입니다. 그네 타기, 빙글빙글 돌기, 뛰기, 흔들기, 몸을 기울이기 등이 이 감각과 관련됩니다.

이 감각들이 잘 조절되면 아이는 앉기, 기다리기, 전환하기, 놀이하기, 학습하기, 사람과 상호작용하기가 조금 더 쉬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각 입력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아이는 불편함을 느끼고, 그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감각추구와 감각회피는 무엇이 다른가요?

감각 반응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감각회피입니다.
감각회피란 특정 감각이 아이에게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피하려는 반응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옷 라벨을 너무 불편해합니다.
- 양말의 솔기를 싫어합니다.
- 머리 감기나 손 씻기를 힘들어합니다.
- 소리가 큰 장소에서 귀를 막습니다.
- 밝은 조명 아래에서 쉽게 힘들어합니다.
- 손에 물감, 모래, 풀 같은 것이 묻는 것을 싫어합니다.

두 번째는 감각추구입니다.
감각추구란 아이의 몸이 더 많은 감각 입력을 필요로 해서 스스로 그 감각을 찾는 반응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계속 뛰거나 점프합니다.
- 소파나 바닥에 몸을 던집니다.
- 장난감이나 이불을 얼굴에 비빕니다.
- 옷, 손가락, 장난감, 마스크를 씹습니다.
- 사람에게 몸을 세게 기대거나 꽉 안기려고 합니다.
- 빙글빙글 돌거나 의자를 흔듭니다.
- 좁은 공간에 들어가거나 쿠션 사이에 몸을 끼웁니다.

 

중요한 점은 한 아이가 감각추구와 감각회피를 모두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큰 소리는 싫어하지만, 동시에 계속 점프하거나 몸을 부딪히는 감각은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예민한 아이” 또는 “에너지가 많은 아이”로 단순하게 나누기보다는 어떤 감각에는 예민하고, 어떤 감각은 더 필요로 하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이런 행동은 ASD나 ADHD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나요?

 

아니요!!

감각처리의 어려움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지만, ASD 아동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ADHD가 있는 아이들,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들, 불안이 높은 아이들, 또는 특별한 진단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감각적인 어려움이나 감각추구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ASD 아동의 경우 감각에 대한 독특한 반응, 반복적인 움직임, 특정 감각에 대한 강한 선호 또는 회피가 더 자주 관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특정 감각을 강하게 찾거나, 일상생활 참여가 어려울 정도로 감각 반응이 크다면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행동을 더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문제행동”으로 보기 전에 먼저 물어봐야 할 질문

아이가 계속 뛰거나, 만지거나, 씹거나, 얼굴에 물건을 대는 행동을 보일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행동을 바로 막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왜 이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1) 이 행동은 언제 가장 자주 나타나나요?
2) 다른 활동으로 전환해야 하나요? 기다리는 시간인가요? 요구가 많은 시간인가요?
3) 아이가 피곤하거나 배고프거나 졸릴 때 더 심해지나요?
4) 특정 장소나 사람 앞에서 더 자주 나타나나요?
5) 그 행동을 하고 나면 아이가 더 차분해지나요, 아니면 더 흥분하나요?
6) 그 행동이 위험한가요?
7) 같은 감각을 더 안전한 방법으로 줄 수 있을까요?
8) 아이가 “쉬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더 주세요,” “안아주세요” 같은 표현을 할 수 있나요?

이 질문들이 중요한 이유는 보여지는 행동만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책상에서 일어나 뛰어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말을 안 듣는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과제가 어려워서 피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몸을 움직여야 안정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른의 반응을 얻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행동처럼 보여도 이유가 다르면 도와주는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감각행동을 무조건 멈추게 하면 안 되는 이유

감각행동을 무조건 막기만 하면 아이는 더 강한 방법으로 같은 감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옷소매를 씹는 행동을 할 때

-> 단순히 “씹지 마”라고만 반복하면 아이는 손가락을 씹거나, 장난감을 입에 넣거나, 더 위험한 물건을 입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몸을 부딪히는 행동을 할 때

-> “뛰지 마,” “그만해”라고만 말하면 아이는 여전히 몸에 필요한 압박감이나 움직임을 얻지 못합니다. 그러면 행동이 줄어들기보다 다른 형태로 바뀌거나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행동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필요로 하는 감각을 더 안전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입으로 씹는 감각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안전한 씹기 도구를 제공하고, “chewy 주세요” 대신 “씹는 목걸이 주세요” 또는 “씹는 거 주세요”처럼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몸에 압박감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무작정 사람에게 세게 기대는 대신 “꽉 안아주세요,” “손 눌러주세요,” “쉬는 시간 주세요”처럼 요청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계속 뛰고 싶은 아이에게는 교실이나 집 전체를 뛰어다니게 두는 대신 “점프 10번 하고 앉기,” “문까지 걸어갔다 오기,” “벽 밀기 10번 하기”처럼 안전하고 구조화된 움직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기억하면 좋은 것들

첫째, 아이는 행동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불편함, 필요, 피로, 감각 욕구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둘째, 감각행동은 무조건 나쁜 행동이 아닙니다.
어떤 감각행동은 아이가 자기 몸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만 위험하거나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더 안전하고 기능적인 방법으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셋째, 모든 감각활동이 모든 아이에게 맞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는 점프 후 차분해지지만, 어떤 아이는 점프 후 더 흥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꽉 안기면 안정되지만, 어떤 아이는 오히려 불편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감각활동은 “그냥 놀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 계획된 감각활동은 아이가 더 안전하게 참여하고, 기다리고, 전환하고, 소통하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필요할 때는 전문가와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씹기, 입에 넣기, 얼굴에 물건을 누르기, 몸을 세게 부딪히기, 계속 도망가기처럼 안전과 관련된 행동이 있다면 BCBA, 작업치료사, 소아과 전문의 등과 함께 아이에게 맞는 지원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부터 관찰해볼 수 있는 것

부모님이 집에서 바로 해볼 수 있는 첫 단계는 행동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패턴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간단히 기록해보세요.

1) 언제 행동이 나타났나요?
2) 무엇을 하기 직전이었나요?
3)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나요?
4) 그 행동 후 아이는 어떻게 되었나요?
5) 차분해졌나요, 더 흥분했나요, 요구를 피했나요, 원하는 것을 얻었나요?
6) 어떤 대체활동을 제공했을 때 도움이 되었나요?

이런 관찰은 아이의 행동을 더 정확히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목표는 아이의 감각행동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는 아이가 자신의 몸을 더 안전하게 조절하고, 필요한 감각을 더 적절한 방법으로 요청하고, 일상생활에 더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Tactile Input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계속 만지고, 비비고, 얼굴에 대고, 특정 질감을 찾거나 피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계속해서 잘 따라와 주세요 :)

 

 

참고자료 및 더 읽어보기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24). Signs and Symptoms of Autism Spectrum Disorder.
https://www.cdc.gov/autism/signs-symptoms/index.html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주요 특성, 반복행동, 움직임/주의/학습 방식의 차이에 대한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hild Mind Institute. Sensory Processing Issues.
https://childmind.org/topics/sensory-processing-issues/

감각처리 어려움, 감각 과민반응과 감각 둔감/감각추구에 대한 부모 친화적인 설명을 제공합니다.

Child Mind Institute. (2024). Sensory Processing FAQ.
https://childmind.org/article/sensory-processing-faq/

촉각뿐 아니라 고유수용감각과 전정감각이 아이의 움직임, 균형, 몸의 위치 인식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설명합니다.

Autism Speaks. Sensory Issues.
https://www.autismspeaks.org/sensory-issues

자폐 아동과 성인의 감각 차이, 감각 과민반응과 감각추구, 전정감각, 고유수용감각, 내부감각에 대해 정리되어 있습니다.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2012). Sensory Integration Therapies for Children With Developmental and Behavioral Disorders. Pediatrics, 129(6), 1186–1189.
https://publications.aap.org/pediatrics/article/129/6/1186/32067/Sensory-Integration-Therapies-for-Children-With

감각 기반 접근을 사용할 때 치료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아이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관찰하며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소아과학회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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