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 아동 언어발달 현실조언 팍팍! 서울대박사선생님의 질의응답 1편! - Everbloom Path - Parent Coaching

이중언어 아동 언어발달 현실조언 팍팍! 서울대박사선생님의 질의응답 1편!

Min Jung Kwon

안녕하세요!

오늘은 새해를 맞아 현재 서울대 박사를 수료하신 박혜지 선생님과 함께 유아교육 & 아동학을 바탕으로 한, 이중언어 아동 육아 방법에 대해 다양한 질의응답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평소 궁금하셨던 점이나 걱정하고 계신 부분들을 있으실 텐데요. 선생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

 

 

박혜지 선생님의 아이는 현재 만 5세이며, 2살 쯤 미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1) 가정에서 어떤 언어들을 사용하며, 누가 사용하나요? 

저희 가정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합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한국어만 사용했지만, 미국으로 이주한 후(아이가 두 돌 무렵)에는 한국어를 기본으로 하면서 영어를 조금씩 섞어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사과를 보여주며 “사과 apple 먹을래?” 혹은 “00야, apple 먹을래?”처럼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를 노출했죠. 그러다 아이가 영어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짧은 문장을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말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사과 줄까? Do you want an apple?”처럼요. 

이 접근법은 주양육자인 제가 주로 사용했고, 남편은 아이와 오직 한국어로 소통했어요. 남편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그 시간 만큼은 온전히 즐거운 한국어 환경을 유지하길 원했거든요. 이렇게 역할을 분담해 아이가 두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도왔습니다.

 

2) 자녀에게 언어를 언제부터 소개하셨나요? 

저희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초기 환경의 주 언어가 한국어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오직 한국어만 노출했어요. 아이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시기에는 영어를 일부러 들려주거나 노출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영어 동요조차 틀지 않았어요. 

그러다 아이가 두 돌이 되었을 때, 남편의 일로 인해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그 당시 아이가 알고 있는 영어는 “Hi”와Bye정도뿐이었어요. 미국으로 온 후에는 아이가 이미 한국어로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 영어에 천천히 노출시켜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7개월경 daycare에 다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어 환경에 노출되었어요. 처음에는 동네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daycare가 없어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영어를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두 언어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며 아이가 각각의 언어에 익숙해질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3) 자녀의 언어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한국어 

한국어 능력은 또래 한국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여름방학 동안 한국에 머물며 한국 유치원을 다녔는데, 선생님들께서 아이가 의사소통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또래 친구들과 금방 친해졌다고 말씀하셨어요.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어로 소통하는 일이 많이 없어서 느리다고 생각했었는데, 두 가지 언어 모두 잘 발달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영어 

영어 능력도 학교 또래 아이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뛰어난 편으로 보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일찍 입학했기 때문에 나이 차이가 많게는 한 살 차이도 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학부모 상담(parent conference)에서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영어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또한, 교사와 친구들과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으며, 때로는 영어가 서툰 한국인 친구를 위해 통역 역할도 맡는다고 들었습니다. 

 

4)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과 비교했을 자녀의 언어 발달에 어떤 차이점을 발견하셨나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로서 발음과 문법에서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한국에 가면 또래 한국 친구들에 비해 발음을 살짝 굴리는 경향이 있어요. 예를 들어, “선생님”을션섕님”처럼 발음하곤 합니다. 또한, 말을 하다가 한국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영어를 섞어 사용하는 code-switching 현상도 종종 보입니다. 가끔 문법적으로 어색한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손가락이 3개밖에 없는 꿈을 꾸기 싫다"는 말을 “손이 3개나 있는 꿈 꾸기 싫어요”라고 표현한 적이 있어요. 이런 현상은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는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영어 발음의 경우, 또래 미국 친구들에 비해 약간 더 어리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제 아이가 학교에 또래보다 조금 일찍 들어간 영향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문법적으로도 가끔 어색한 표현을 쓰지만,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영어로 말하지만 때때로 문법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보이곤 해요. 

전반적인 차이 

전체적으로 보면, 두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언어 환경이 아이의 발음과 문법에 미세한 영향을 미치지만, 이는 의사소통 능력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아요. 오히려 두 언어를 넘나들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언어 간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더 많이 느끼고 있어요. 

 

5) 자녀의 언어 발달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우려사항이 있으신가요?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아이가 한국어를 잊어버릴까 하는 점입니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인이라면 한국 사람들끼리 한국어로 읽고 쓰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이가 나이에 맞는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아요. 현재는 한글학교에 다니고, 집에서도 한국어를 사용하며 제가 직접 한글을 가르치고 있지만, 이 방식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걱정됩니다. 아이가 나이가 들면서 학업, 스포츠, 혹은 다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때, 한국어 학습이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최대한 아이가 한국어 책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독서는 단순히 언어 능력을 넘어 문화와 정체성을 배우는 중요한 창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아이가 한국어를 자연스럽고 즐겁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6) 자녀가 언어 발달 단계에서 지연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언어에서였나요? 

처음에는 아이가 영어에서 약간의 언어 지연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영어 표현 능력은 또래 평균 수준이었고, 영어 수용 능력은 실제 나이보다 1.4세 앞서 나간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매우 뛰어난 편이라는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경험을 통해 아이마다 언어 발달의 속도와 방식이 다를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특히 이중언어 환경에서는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과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과 환경 적응 능력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이런 관점은 단순히 우리 아이의 사례를 넘어서, 이중언어 교육에 대한넓은 이해를 돕는 데도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7) 집과 학교/어린이집 환경에서 자녀의 언어 사용이 어떻게 다른가요? 

제가 아이의 학교생활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학교에서는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반에 한국 아이들이 많은 편이고, 영어를 아직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2~3명 정도 있어서, 아이들끼리 중간중간 한국어로 대화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그런 상황에서도 균형을 잘 맞춰 주시고, 영어 사용을 유도하신다고 들었어요. 

집에서는 한국어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 들어 아이가 영어로 말하려는 모습도 종종 보이고, 상황에 따라 제가 영어로 답하거나, 해야 할 일을 영어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집에서는 90% 이상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8) 자녀가 언어를 혼용하는 것을 발견하셨나요?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어떤 상황에서 그러나요?

일반적으로는 집이나 한국 사람들끼리 있을 때는 한국어를, 집 밖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는 영어를 쓰는 패턴이 확실하게 잡혀 있습니다. 

다만, 특정 상황에서 언어를 혼용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이 그런 시기 중 하나 인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아이가 자신이 하고 싶은 특정 놀이를 설명하거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때, 간혹 영어를 섞어 쓰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 저는 아이가 영어로 한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 통역가처럼 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다시 한 번 말해주는 편입니다. 아이가 영어로 말한 것을 민망하게 느끼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그 표현을 한국어로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하면 아이가 두 언어를 자연스럽게 연결 지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중언어 환경에서 오는 긍정적인 학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 자녀가 언어로 표현하는 어려움을 겪을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저는 늘 비슷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편이에요. 아이가 한국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영어로 말하면, 먼저 영어로 대답한 뒤, 동시 통역가처럼 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이어서 말해줍니다. 반대로 영어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면 한국어로 먼저 이해를 돕고, 바로 영어로 다시 한번 말해주는 식으로 진행해요. 

또한, 언어 표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책 읽기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보완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한국어를 어려워한다면 한국책을 많이 읽어주고, 영어가 어렵다고 느낄 때는 한국책 두 권과 영어책 한 권을 섞어 읽어줍니다. 이렇게 하면 두 언어를 고르게 노출시키면서도 아이가 부담 없이 언어를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자연스럽게 두 언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하다 보면 아이도 점차 자신감을 얻고, 어려움을 느끼던 표현도 점점 더 잘하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10) 자녀의 이중언어 발달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조언이었나요? 

이중언어 발달에 대해 구체적인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적은 없지만, 아이의 언어치료 관련 평가를 받은 적은 있어요. 당시 만 3세였던 아이가 수용 언어는 4년 3개월 수준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표현 언어(화용 언어)는 평균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결과로 인해 추가적인 언어치료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언어치료 평가를 받게 된 계기는 아이가 자기표현을 원활히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또래에게 무시당하는 경험을 하면서 스트레스 행동을 보였던 시기 때문이에요. 데이케어 디렉터와의 상담 결과 언어치료 평가를 받아보자는 권유를 받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평가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고, 언어치료사님께서는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주셨어요. 그때부터 한국책과 영어책을 구분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읽어줬던 것 같아요. 다행히 아이도 책 읽기를 좋아해서 이 방법이 잘 맞았습니다. 

또한, 영상 시청을 할 때는 같은 영상을 하루는 영어로, 다음 날은 한국어로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했어요. 이런 일상적인 노력이 이중언어 환경에서 아이가 두 언어 모두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이중언어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과, 이러한 상황에서 언어 발달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정말 유익한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선생님의 깊이 있는 질의응답은 총 2편으로 나뉘어 진행되니, 다음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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